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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인하효과 지켜보자" 한은, 기준금리 연 1.75% 동결(상보)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국내 기준금리가 연 1.75%에서 동결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9일 정례회의를 열고 4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동결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8월과 10월에 이어 3월에도 각각 0.25%p씩 내린 바 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75%로 내린 만큼 그 효과를 지켜보고자 동결 카드를 선택한 것이다.

한은은 지난 1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4%로 제시했다. 상·하반기 성장률은 각각 3.0%, 3.7%로 전망하면서 분기별 성장률은 1% 내외로 예상했다. 물가의 경우 유가하락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평균 1.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올초 경제 흐름이 한은의 예상 경로보다 크게 밑돌 것으로 감지되면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하해 선제 대응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정례회의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하방 위험이 확인된 이상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금리인하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경기회복을 위해 다소간의 부채가 늘어날 위험을 감수하고 기준금리를 내렸다는 설명이다. "내수회복이 생각보다 미약해 이대로 가다간 성장잠재력이 훼손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지난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대비 0.4%를 기록하며 4개월째 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담뱃값 인상 효과로 인한 상승률 0.58%p를 제외하면 '마이너스(-)' 물가다.

2개월 연속 사실상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한 역사적인 저물가다. 이런 상승률은 0.3%를 기록한 1999년 7월 이래 15년8개월 만에 최저치이기도 하다.

올해 1월과 2월 광공업생산은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0.3% 감소했다. 1~2월 설비투자도 1.1% 줄었다.

하지만 가파른 속도로 몸집을 불리고 있는 가계부채는 한은의 무거운 짐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들의 가계빚을 나타내는 가계신용은 1089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초에도 가계부채는 평년 수준을 훨씬 웃돌고 있다. 3월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모기지론양도 포함)은 418조4000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4조8000억원 증가했다.

3월중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2013년 1조3000억원, 지난해 8000억원에 머물렀던 점과 비교해 볼 때 올해 증가폭이 예년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이사철 전세난과 더불어 저금리에 따른 대출금리 하락으로 내집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는 급격한 자본 유출이 우려되는 등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